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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we 5 y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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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또한 번갯불이 번쩍이듯 기막힌 생각을 해내는 일이 있지. 뭐, 복잡한 계산은 그대의 몫이지만 말이야."

계획을 실행하기에 앞서 본거로지로 돌아온 데미는 바이카운트가 계획을 짜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화물칸 구석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잡동사니들을 그러모아 그럴듯한 포대를 만들고 일에 필요한 장비들을 그러모아 몸에 지니고 갈 만큼만 정리해둡니다.
"흐음, 바이카운트여. 아마 대부분은 본인이 옮기는 하는 모양새가 되리라만, 다소 육체노동을 해야할 건수가 있어도 괜찮은가?"

마차에 앉아 비약이 든 포대들을 보며 골똘히 생각하던 데미가 운을 뗐다.

"점등부 놈들은 우리를 예의주시할 테고, 이 염소 수레가 우리의 소유라는 것도 명명백백히 꿰고 있을 테지. 그러하면 거꾸로 그들을 속여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

그 말인 즉슨 수레에는 시선을 끌 만한 짐을 실어 엉뚱한 곳으로 보내고, 진짜 화물을 운송하는 동안 시선을 끌자는 것이었다.
"톰과 제리도 불러들일까. 건수가 생긴 마당에 보따리상 일은 접어두는 게 맞을 걸세."

자리에서 일어나 목과 어깨를 뚜둑뚜둑 풀고는, 물건들을 직접 어깨에 짊어져 마차에 옮겨 싣습니다.

"이런 일은 속전속결. 후딱 해치우자고?"
"이것을 어디로 옮겨야 하는가, 또 거래에 있어 추가적인 요구사항은 없는가. 그것을 확실히 정하지. 이쪽에서든 그 쪽에서든, 나중에 거래의 세부사항으로 다투는 것은 성미에 안 맞으니까. 보수도 중요한 문제지만, 먼저 그것이 확실해지지 않으면 곤란하지."

데미는 검지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딱 잘라 말했다.

"안심하라. 본인의 두개골을 취하려는 자가 아무리 많다 한들, 적절한 보수와 알맞은 계약이 있다면 사지가 잘리는 한이 있어도 일을 끝마치리로다."
"좋아. 그리 하지. 이번엔 내가 먼저 말을 꺼냈으니 다음번 기회는 그대에게 주겠네."

데미는 올리버를 따라 레드 섀시의 본거지로 걸음을 옮기며 덧붙였다.

"그대가 세 마디를 할 때까지 잠자코 있으면 그대가, 그 전에 일을 망치면 본인이 술을 사는 것은 어떤가?"
"알코올과 펀치 드렁크에 찌든 가여운 이방인에게 무얼 그리 큰 것을 바라는가?"

데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자신의 옷깃을 잡으려는 어깨의 손을 뿌리치고, 뛰어오르듯 자리에서 일어나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올리버의 옷을 집아챈 어깨에게서 그를 빼앗듯이 끌어낸다.

"본인이 숙취에 찌들어 헛소리하는 것 때문에 일을 망치는 것을 걱정했다면 그대는 이 조악한 무리에 남아있지도 않을 것이며, 본인을 끌고 이 곳에 나타나지도 않았겠지. 필시, 그대에게는 두 번째 세 번째 방편이 남아있겠지? 좀 더 우리 무뢰한들에게 어울리는 방책 말일세. 신나게 두들겨 패고 신나게 두들겨 맞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그대에게 마소와 같이 부려먹혀주지."

조직의 우두머리가 입에 담기에는 상당히 무책임하고 굴욕적인 말이나, 이 대책없는 싸움꾼의 기질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바이카운트의 어깨를 그가 휘청거릴 정도로 세게 두드리던 데미는 갑자기 시선을 틀어 창고로 돌아가려던 덩치들에게 일갈한다.

"그대들의 두목이 말하였듯 우리는 편을 고르지 않은 자들이나 여즉 적은 아니니, 거절에 화를 품고 쓸데없는 보복을 가하고자 하면 본래 그대들이 어떤 인종이었는지 알 수 없을만큼 멍투성이로 만들어 쫓아내주겠네. 잊은듯 돌아서는 것이 좋을 걸세."

데미는 검은 손톱이 번뜩이는 주먹을 치켜올리고 뾰족한 이를 드러내며 그들에게 웃어보였다.
하르데밀란 아이트, 통칭 데미.
더스크월 바깥에서 모 돌격부대의 지휘관을 맡다가 퇴역했다는, 아리송한 소문만 가득한 싸움꾼. 본인 또한 과거의 일은 입에 담고 싶어하지 않기에 진상을 확인할 길은 없다.
항상 새카만 코트와 닳고 닳은 더러운 군화, 흠집 난 장교모를 몸에 걸치고, 악마의 상징이라고 불리던 새카만 손톱을 번들거리는 기묘한 이방인. 그럼에도 가장 특이한 것은 그 행동 양식이다.
연극을 하는 듯이 웅장한 어투와 묘한 손놀림,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시고 싸움을 벌이는 폭력적인 기벽으로 좋든 나쁘든 더스크월에서 유명하다. 간신히 정신이 남아있을 때에는 화물칸 안의 쓸데없이 호화로운 쿠션에서 눈을 뜨지만, 보통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술냄새를 풍기며 일어나는 일이 잦다.
어딘가에 속하는 것을 싫어하고 제맷대로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지만, 돈을 받았을 때에는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는 것은 알려진 바이다.
"언제부터 이 더스크월이 그렇게 때깔 고운 동네였던가? 회색 분자들의 졸렬함이 운하 바닥의 물거품처럼 소용돌이치고, 돈만 있다면 이리저리 붙어먹는 박쥐들의 날갯짓 때문에 하루종일 시끄러운 도시에 살고 있었건만, 본인은."

데미는 코웃음을 치는 듯한 가벼운 웃음과 함께, 서사시에서나 간혹 들을 수 있을 법한 웅장한 울림으로 대꾸했다. 그녀가 다리를 꼬는 방향을 바꾸어 앉았고, 그 덕에 오물이 더꺼붙은 군화는 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는 방을 다시 한 번 더럽힐 기회를 얻었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바이카운트?"

이미 제 할말은 가식없이 전부 토해 험악한 상황을 만들어놓은 마당에, 데미는 자못 여유 있는 태도로 두꺼운 궐련을 꺼내물며 동료에게 물었다.
"굳이 길거리를 떠도는 서너 명의 잡역부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 명이라도 많은 어중이떠중이들에게, '암요, 그렇습니다, 선생님. 물론 선생님이 주인이 되셔야하고 말고요. 목숨이라도 바쳐서 뒤치다꺼리하겠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듣고 싶은 건가? 그렇다면 아쉽게도 답은 '엿이나 먹어라'다."

데미는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더러운 군화 밑창이 바닥과 가구를 더럽히는 것을 조금도 신경쓰지 않은 채 지껄였다.

"우리는 운하를 돌아다니면서 그때그때 발에 채는 일을 할 뿐이지,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건 웨딩드레스를 이 더러운 운하의 구정물에 깨끗이 빠는 것만큼이나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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