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커 복도
베르너는 화재경보기를 살펴봅니다. 화재경보기를 뜯어보니 상태가 엉망입니다. 점검표는 10년 전 후로 작성한 기록이 보이지 않고, 센서에는 먼지가 자욱히 쌓였습니다. 이래서야 진짜로 불이 난다고 해도 화재 경보가 울리기나 할 지 의문이군요.
마침 멀리서 유리가 걸어오는 것이 보입니다. 좋은 초콜릿이 없었는지 상심한 표정입니다.
"어. 베르너. 아직도 초콜릿 찾고 있어?"

기학 동아리
리카르도에게 그런 소리를 들은 리의 뾰족귀는 평소보다 몇 cm는 위로 치켜올라간 것 같습니다.
"뭐! 무슨 헛소리야? 내가 그런 녀석을 왜 좋아해? 도대체 누가 그런 소문 퍼뜨린 거야?"
화를 가다듬으며 리 리는 간신히 평정을 되찾습니다.
"난 오히려 알파 뉴 파이가 코롤료프 초콜릿을 빼앗자는 계획을 엿듣고 동참할까 생각 중이었다고. 내가 왜 훔치겠어? 그냥 당당히 빼앗으면 되지. 걔가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몸을 빙글 돌려 동아리 안으로 돌아가면서 덧붙입니다.
"어제는 학교에 동아리 활동 때문에 남아 있던 거야. 이상한 건 못 봤고. 못 믿겠으면 알 아키르 선생님께 물어보던가. 그리고 너도 기학 동아리원이면 활동 좀 참여 하는 게 어때?"

복도
옥시제니오를 찾아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던 메갈루스 앞에 에이미가 나타납니다. 그녀의 등에서 난 장미 촉수가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어머? 메갈루스. 방금 네 친구들이 니가 코롤료프 초콜릿 찾고 있다고 하는데, 무슨 생각이야? 하긴 걔보다 먼저 찾아서 비밀을 밝혀낼 수 있으면 그것도 재밌긴 재밌겠네."

기학 동아리 앞
"네, 예상은 했습니다만 역시 헛소문이네요. 다시 그런걸 듣게 되면 바로바로 제가 해명할께요."
리카르도는 기학 동아리 안으로 들어가며 말합니다.
"그리고 선배가 거기 끼지 않은건 역시 동아리일로 바쁘셔서 그런건가요?"

"뭐 그렇지? 아무래도 찜찜해서 말이야. 야 근데 도둑도 참 대범하더라 보니까 락을 화약으로 날린거 같던데? 뭐 하나라도 감 오는거 있냐?"
베르너가 말합니다.
"그리고 러브레이스 선생님이 꽤 바빠보이던데 뭐 아는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