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델의 그런 모습을 보고 검은하양이 가볍게 웃었다. "에인델 님, 바르시온 님을 너무 부려먹으시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검은하양 역시 슬쩍 에인델과 나란히 서며 바르시온을 앞세웠다.
바르시온 일행은 발광구의 불빛에 의지해 유적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터널 형태의 긴 복도가 한동안 이어졌다.
몇십 미터, 몇 백 미터를 걸었을까.
터널은 어떤 방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바르시온 일행은 그 방에 도착했다.
오후 3시경이었다.
(게임내 시간 1시간 경과로 인해 갑옷을 착용한 캐릭터의 힘 역량이 감소합니다.
바르시온은 기능 덕분에 감소가 없고, 에인델의 힘 역량을 1 깎아주세요.)
낮은 천장에서 네모난 천이 여러 개 늘어뜨려져 있었다.
"저길 보세요. 독특한 문양이에요!" 검은하양이 가리킨 곳은 방의 정면쪽 벽이었다.
정면 벽은 격자 문양으로 되어 있었다.
검은하양은 거리를 두고서 격자 벽을 좀 더 자세히 살폈다. 금속 띠가 사방 15센티미터 정도의 여러 사각형으로 격자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방의 다른 부분은 막혀 있었다. 격자 벽 저 너머만 공간이 이어진 것이 보였다. 격자 사이의 미세한 틈을 통해서.
격자 벽 너머의 공간은 캄캄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하양은 생각했다. '너무 어둡네. 이 거리에선 광열구를 비춰도 저기까진 안 보일 것 같아.'
(여기서 마스터 개입 하겠습니다.
마스터 개입을 막을 수 있는 경험치를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마스터 개입은 강제로 발동됩니다.)
"그런데 이 천은 뭐야?" 에인델이 낮은 천장에서 늘어뜨려진 네모난 천을 건드렸다.
그녀는 거슬린다는 듯이 천을 이리저리 뒤적였다.
그 순간이었다.
쉬쉬쉬쉿-!
길고 검은 다리들이 천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하양이 놀라 외쳤다. "강철 거미들이에요!"
강철 거미 두 마리가 천을 타고 순식간에 내려왔다.
그들의 턱에서 날카로운 거미줄의 흔적이 번뜩였고, 자신들의 방을 침범한 바르시온 일행에게 뚜렷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전투 턴으로 진입합니다. 행동 순서를 정하겠습니다.
바르시온, 에인델, 검은하양까지 속력 판정을 해주세요. 세 캐릭터 모두 각각 20면체를 굴려주시면 됩니다.
한 캐릭터라도 적의 목표치-현재는 알 수 없습니다-이상이면 바르시온 일행이 먼저 공격합니다.)
(에인델에게 일어난 마스터 개입의 결과로 에인델에게 경험치 2점을 드립니다.
에인델은 이것 중에서 1점을 자신이 갖게 됩니다. 시트에 기록해주세요.
그리고 나머지 경험치 1점은 지금 다른 캐릭터에게 주셔도 되고 전투 턴이 끝난 뒤에 주셔도 됩니다.
너무 오래 가지고 계시면 GM이 재촉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분배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수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