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쌀은 플루터의 제안을 받고 가볍게 웃었다. "흥미로운 질문이군요. 아쉽지만 답은 저도 모른답니다. 그리고... 사실 중요한 질문은 아니지요.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이거랍니다." 우이쌀은 손바닥을 플루터 쪽으로 앞으로 내밀면서 말했다. "당신은 달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플루터의 얼굴을 살피며 우이쌀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죠. 옛날 사람들은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하늘과 땅에 감사 인사를 드렸다고 합니다. 달은 정령들과 신들이 인간과 대화하는 통로이고, 보름달에는 가장 통로가 넓게 열렸으니, 신들과 소통하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이런 제사가 농사일이 바쁜 시점, 아니면 국가의 행사가 있는 날과 겹치면 불편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행사는 절기와 기념일을 고려해서 조정되었지요. 조정되고 조정되며, 제사의 형식도 많이 바뀌다 보니, 이 제사는 태양력 월로 매월 1일, 이 대륙 대부분의 교단에서 하는 정기 기도, 월초 의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소나는 아마 알 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면서 소나를 은근히 바라본다.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원래 이 제사는 신들의 통로인 보름달을 통해 신과 인간을 잇는 것인데, 이렇게 변해버린 의식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우이쌀은 여기서 말을 멈춘 채 가만히 있었다가, 이윽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저에게 달은 옛 시대와 전통, 그리고 잃어버린 본질의 상징입니다. 달력, 원래 달은 하늘의 시계였으나, 지금 사람들에게는 그저 장신구에 불과하죠."
우이쌀은 브린에게로 고개를 돌려, 마치 그보고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마법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법이란 자연 곳곳에 숨이있는 신비한 힘을 다루는 것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 본질이 잊혀진 채 논문과 서적, 주문 등으로 변형되어 있습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우이쌀은 길고 긴 말을 끝마치며, 브린의 반응이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틀었다.